지리상의 발견
- 여행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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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그릇의 발견

십수 년 애용한 과일포크들이 죄다 실종되어
한 세트 장만하고자 유사한 디자인을 검색하던 중
발을 디디게 된 그릇 세상
오늘은 접시 내일은 밥공기 국공기
어느 날은 찻잔 세트 어느 날은 커트러리
그릇 고수들의 콜렉션을 구경하며
하루하루 새로운 브랜드와 패턴을 알아가고
온라인 앤틱과 빈티지 마켓까지 찾아다니며
세상엔 이리도 예쁜 게 많구나 하며 심취해 있다
이 신종 취미생활의 엔진은 물욕이고
그 도달점은 결국 끊임없는 쇼핑 행위여서
사들이고, 사들이기 위해 버리고 하며
이참에 부엌세간살이를 뒤엎는 중이다
코로나로 인해 신체의 물리적 사회적 이동으로서의
여행욕구가 급격히 소멸한 대신
(정말 그 어디도 가고 싶지 않다)
집순이의 생활세계에 스르르 침투한
세계각지 그릇의 발견은 실로
지리상의 발견이자 대체여행이 아닌가 싶다
아름다움과 실용주의의 밸런스 면에서
유행과 인기를 이해할 수밖에 없는
덴비 포트메리온 빌보 등으로 나 역시
식기류를 하나하나 바꾸어 왔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굳건히 지켜온 실용주의가
점차 무너져 감을 느낀다
새로이 눈에 어른거리는 것은 예컨대
여리여리한 잔꽃과 넝쿨 무늬로 수만의 변주를 이루는
하빌랜드 리모주 산 오래된 접시들과..
황홀한 오렌지 또는 그린의 색감으로,
초현실적인 꽃나비 정원으로 보는 이를
곧장 차원 이동시키는 헝가리 헤렌드 제품들
수집 욕구와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다며?) 간의
치열한 내적 투쟁.. 이거 앞으로 어찌할 것인가
막 재개된 프리미어리그와 손흥민 경기로
몰입 대상이 어서 전환되기를 기대하며
아래는 그릇들이 사랑해 온 다양한 식물들에 매료되어 구입한
시슬리 메리 바커의 일러스트레이션북 꽃요정 시리즈와




앤슬리 펨브로크 패턴을 들여다보며 생각난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1.
그것은 늙은이의 나라가 아니다.

젊은이는 서로의 품 안에서, 새들은 나무에서

- 이들은 죽어 가는 세대들 - 노래부르고

연어 뛰어오르는 폭포며, 청어 우글거리는 바다며

물고기, 동물, 날짐승 등 온 여름 동안

온갖 잉태되고 낳고 죽는 것을 찬미한다.

관능의 음악에 사로잡혀 모두가

늙지 않는 지성의 학업엔 등한하구나.


2.
늙은 사람은 한갓 보잘것없는 물건,

허수아비 막대에 걸린 헌 옷자락 같기에,

영혼이 손뼉치며 노래하지 않고, 그

이내 삭아질 옷자락의 조각들을 더 소리높여 노래하지 않으면,

거기엔 노래하는 학교가 아니라,

오직 영혼 그 자체의 장엄한 업적의 탐구만 있을 뿐.

그러기에 나 바다를 거너

성스런 도시 비잔티움에 왔나니.


3.
이 벽에 아로새긴 황금 모자이크에서처럼

신의 성스러운 불 속에 있는 현인들이여

그 성스러운 불꽃에서 걸어나와 나를 에워싸돌며 내려와,

내 영혼의 노래의 스승이 되어다오.

내 심장을 태워 없애라, 욕망으로 병들고

죽어 가는 동물에 매달려있는 이 심장은

영혼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으니, 나를 뭉쳐서

불멸의 예술품으로 만들어 주길.


4.
한번 자연에서 나왔으니 내 다시는

어떤 자연적인 것에서 내 형상을 취하지 않고

그리스의 금세공장이가

졸음에 겨운 황제를 깨워두기 위해,

혹은 비잔티움의 귀족과 귀부인들에게

지나가 버린, 지나가고 있는, 혹은 장차 올 것을

노래부르도록 황금가지에 앉힐,

두드려 단련한 금과 황금유약 칠한,

그러한 모습을 가지리.



Sailing to Byzantium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 The young
In one another's arms, birds in the trees
- Those dying generations - at their song,
The salmon-falls, the mackerel-crowded seas,
Fish, flesh, or fowl, commend all summer long
Whatever is begotten, born, and dies.
Caught in that sensual music all neglect
Monuments of unageing intellect.

An aged man is but a paltry thing,
A tattered coat upon a stick, unless
Soul clap its hands and sing, and louder sing
For every tatter in its mortal dress,
Nor is there singing school but studying
Monuments of its own magnificence;
And therefore I have sailed the seas and come
To the holy city of Byzantium.

O sages standing in God's holy fire
As in the gold mosaic of a wall,
Come from the holy fire, perne in a gyre,
And be the singing-masters of my soul.
Consume my heart away; sick with desire
And fastened to a dying animal
It knows not what it is; and gather me
Into the artifice of eternity.

Once out of nature I shall never take
My bodily form from any natural thing,
But such a form as Grecian goldsmiths make
Of hammered gold and gold enamelling
To keep a drowsy Emperor awake;
Or set upon a golden bough to sing
To lords and ladies of Byzantium
Of what is past, or passing, or to 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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