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음악
- 음악 취향의 압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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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심장의 타격, 서울시향의 봄의 제전

2009.3. 5(목)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보로딘, 폴로베츠인의 춤, <이고르 공> 중에서

-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 c단조, K.491
(피아노-피닌 콜린즈)

-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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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딘을 비롯한 러시아 5인조는 거의가 음악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는 아마추어였다고 한다. 보로딘 역시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화학자로 틈날 때마다 작곡을 했는데 그는 생업을 따로 가진 채 틈틈이 작곡을 한 그런 자신을 '일요일 작곡가'라고 불렀다고 한다. 행복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폴로베츠인의 춤은 그동안 방송을 통해 합창곡 형태로 자주 들려오던 매우 이국적이고 역동적인 음악으로 서울시향이 이번에 연주한 것은 독립된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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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가 대단히 아이리쉬적인 젊은 피아니스트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나 이 사람 자기도취와 오버액션이 부담스러워 눈을 질끈 감고 들었다. 슈만 같은 작품에 더 어울리는 연주자가 아니었을까.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는 저녁, 장내에 울려퍼지는 투명한 피아노 소리만은 너무나 좋았다. 앵콜곡이 트로이메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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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메인인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30여분간의 연주가 끝난 후 난 세종문화회관 바닥에 그냥 드러눕고 싶었다, 심장이 밖으로 튕겨나온 채, 무자비하게 후려쳐진 채 그렇게 뻗어버리고 싶었다. 봄은 그렇듯 격렬한 투쟁을 통과하여 오는 계절일 것이다. 연주 중에 무시무시한 돌풍이 일고 지진이 일어나더니 연주 후엔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봄의 제전은 관악기와 타악기들이 현악기와 동등하게 풀포스로 자기존재를 증명하는, 뮤직이라기보다 사운드의 향연이며 오디오 축제, 한 편의 거대한 하드코어 록 메탈이었다. 단체로 약물을 복용했는지 시향 단원들은 불규칙한 리듬과 불협화음을 가지고 야만적인 자연의 에너지를 담은 디오니소스적 우주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 제전을 주관하는 제사장으로서 오늘도 변함없이 예리하고도 박력있는 액션 퍼포먼스, 아니 액션 댄스를 추며 공연장을 광기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정명훈 지휘자.. 이렇게 섹시할 수가.. 김연아와 정명훈만 보면 나는, 한국이 어쩌다가 이런 것들을 낳았는지 경이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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