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음악
- 음악 취향의 압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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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re] 후기

공연의 충격과 전율에 휩싸여 있는 한 주간이다. 한 커뮤니티에 갔더니 오페라를 처음 본 것 같았다는 감상이 있었다 나 역시 오페라라는 것을 난생 처음 접한 기분이었다 이전의 오페라들은 오페라가 아니었단 말인가 화면이 디졸브되듯 뭔가 싸악 지워진 느낌이랄까 호세 쿠라가 타이틀롤을 맡은 영상물 같은 것은 봤어도 기억나질 않는다 심지어 베로나 아레나에서 본 <아이다>나 <나부코>도 희미할 따름이다 이 년 전 이맘때 같은 장소에서 같은 베르디 작품에 같은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향이 반주한 국립오페라단의 <시몬 보카네그라> 정도가 이에 필적할는지 콘체르탄테 형식이어서 오히려 무대미술과 의상 따위에 감상의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오직 오케스트라와 성악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한 순간도 긴장이 풀릴 틈이 없었다
오텔로는 영웅에서 미치광이로 전락하는 나약하고 가련한 남자이다 로시니의 <젤미라>에서 무려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와 백중세를 겨루던, 벨칸토적으로도 밀리질 않고 그 이상으로 풍부하고 육중한 존재감을 드리우던 그레고리 쿤드가 한 뼘도 안 되는 인간의 마음 속이 지옥이 되고 마는 이 격렬한 감정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무대를 압도하며 객석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마치 악마에 빙의된 듯한 사무엘 윤의 이아고와 더불어 이 둘의 폭발적 가창과 심리 연기에 사로잡혀 내가 정신이 없는데 여기에 오케스트라는 맹수처럼 포효하고 으르렁거리며 온몸을 뒤채고 있었다 오 정명훈 선생님이 제일 잘하시는 게 이거였구나 베르디는 참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그리고 이 시점의 베르디는 바그너와도 그리 멀지 않았구나 벼락처럼 내리꽂고 노도광풍처럼 몰아치던 1막 도입부의 총주 및 합창 스펙터클이 귓전에 생생한 가운데 내일모레 레퀴엠 공연이 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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