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음악
- 음악 취향의 압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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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주향
제 목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고

예전처럼 영화가 생활의 우선순위가 되지는 못한다.
그러다 가끔 이런 영화를 보면 가슴 속에 꺼져 있던 불씨가
희미하게 되살아나면서 역시 영화가 갑이며, 영화야말로
영상의 첨단리더이자, 집약적 자본으로 당대의 명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예술적 매체라는 생각이 든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첩보물인 만큼 요새 액션영화들의 추세와
차별되는 고풍스럽고 아날로그적인 정보전을 보여주는데도 지루할 틈이 없고,
마치 유럽여행 가서 작은 마을의 전통 수공예 가게랄지 앤틱 상점을
들여다 보는 듯한 시각적 즐거움에 있어서도 부족하지 않은 영화이다.
그리고 이 영화 속 현기증 나게 화려한 남자배우들의 존재감과 앙상블,
비정한 업무의 세계, 억압된 공기와 건조하면서도 우수어린 분위기는
90년대 초에 나왔던, 빗물과 블루스 음악과 독한 위스키가 어우러진 듯하던
진짜 남성들의 영화 [글렌게리 글렌로스]라든가.. 혹은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군단] 같은 실존주의적 레지스탕스 영화 같은,
한 마디로 내가 좋아하는 부류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본격적 폭력씬 없이 스토리텔링으로 조이는 심리 스릴러라는 점에서
얼마 전에 본 [밀레니엄_여자를 증오한 남자들]과도 비슷한 성향과 호흡을
가진 영화이나 이쪽이 훨씬 성인답고 프로페셔널하다.

ps.
왜 여성이 나오면, 성변수가 끼어들면
영화들이 대체로 미성숙해지는 경향이 있는 걸까..
아, 예외로.. 딱 일 년 전에 개봉했던, 코엔 형제의 서부극
[트루 그릿(진정한 용기)]이 있다. 혹시 [밀레니엄 어쩌구]의 여주인공 캐릭터가,
강렬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작위적이고 좀 유치한 감이 있다고 여겼다면
[트루 그릿]의 여주인공을 한번 관찰해 보았으면 한다.
생각해 보니 [트루 그릿]은 최근 일이 년 사이에 내가 본 영화 중
최고작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이 영화의 우수함이
원작에 힘입은 바 크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드물게 개봉 직전 원작소설을 읽어보고 간 영화이기도 했는데
원작도 영화도 맨 마지막 장과 끝 장면을 마주한 순간
형용할 수 없이 파워풀한 감정이 솟아나는 작품이었고..
또한 매우 로맨틱한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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