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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준비

1.
베르톨루치의 1979년 영화 [루나]에 나온

라 트라비아타 3막 전주곡

1막 전주곡과 쌍둥이처럼 닮았으면서

그만큼 아름다운 3막 전주곡

이 곡을 인식하게 해 준 영화 속 장면이다

유명 성악가인 주인공이

말썽쟁이 아들을 찾으러 황망히 돌아다니던 씬이었나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아무튼 배경과 장면이 전환되는 짧은 씬인데

어찌나 우아하고 이탈리아스러운지..

낯선 여행지에 처음 도착했을 때 기차역을 빠져나와

생활소음 가득한 거리로 들어서는 그 느낌 같은 것이..

또 그런 장면에 어떤 논리적 이유 없이

직관적으로 선택된 듯한 이 음악의,

파국을 예감하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은,

현의 선율로만 이루어진 애수 어린 장엄함 같은 것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2.
영화에서 오페라 아리아가

가장 절묘하게 사용된 사례 중 하나일

[가면 속의 아리아]의 셈프레 리베라

비올레타의 노래 중간에

무대 뒤에서 들려오는 알프레도의 음성, 이라는

특징을 가진 이 카발레타 선곡으로

영화 속 경연에서 조아킴 측이

소프라노의 기량을 증명하는 동시에

라이벌과 구별하기 어려운 테너 음성을

한 발짝 앞서 공개하는 데 성공한다

3.
라 트라비아타에서 프리마 돈나의 중요성에 관해

박종호의 <불멸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편에서 인용

-이 오페라를 공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여주인공 단 한 사람의 역량이다. 이렇게 여가수에 대한 의존이 높은 경우는 베르디의 전 오페라를 통틀어도 드문 경우로(하지만 베르디 이전이나 이후의 작곡가들에게서는 많이 발견된다) 베르디 오페라 중 거의 유일한 프리마 돈나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이 무대에서 프리마 돈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고 노래해야 하는데, 화려한 분위기부터 시작하여 강인한 부분을 거쳐 처절한 비탄의 흐느낌까지 모두 연기해야 한다. 실로 책임과 영광이 한 소프라노에게 모두 주어지는 꿈의 대역(大役)인 것이다.

-그러므로 라 트라비아타 감상은 공연이든 음반이든 소프라노가 선택과 판단의 초점이 된다. 이 역은 기교와 파워, 카리스마와 가냘픔을 모두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실로 프리마 돈나의 선정이 힘든 작품이다. 많은 소프라노들이 언젠가 비올레타를 부르고 싶어하지만, 좋은 실연은 흔치 않다. 아직까지도 이 역의 평가에 60~70년 전의 가수 칼라스가 기준이 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콜로라투라에서 드라마틱 가수까지 모두 이 역에 욕심을 내지만, 소리가 너무 가벼운 경우보다는 역시 중간 정도인 리릭에서 리릭 스핀토쯤에 이르는 목소리가 가장 잘 어울린다. 그러므로 신인들에게는 무리일 수 있는데, 원래 마르그리트 고티에가 20세 초반의 여성을 그린 것이므로 외모와 이미지도 간과할 수는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20대의 미모와 파워를 동시에 갖춘 리릭 스핀토가 오페라 극장의 영원한 숙제다.

4.
지난 2019년 1월 라 스칼라 극장에서 본 라 트라비아타 공연

2019.1.16(수)

2019.1.20(일)

5.
내일 라 페니체와의 예당 공연 앞두고

리허설 중이신 정샘

사진 출처: 내한 중인 소프라노 올가 페레치야트코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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