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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임윤찬음악연구소_240802

7월중 스트리밍과 라디오중계로 감상한

1. 베르비에 페스티벌 독주회

차이코프스키 사계

자칫 단조로운 열거법이 되기 쉬운

이같은 월령가 장르에서 중요한 것은

앞곡과 이어지는 뒷곡 간 대비를 통해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생성해 내는 힘일 텐데..

그것은 곧 연주자의 퍼포먼스에서 분초 단위로

지속적인 쇄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일 텐데..

임윤찬은 그걸 해내는 것 같다

잘 알려진 6월과 10월 외 다른 달들을

이만큼 인지시키는 연주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도 강렬하고 신선했다

피아노 한 대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근접한 스케일을 구현한다

표제음악이라는 사실에 구애받고 싶지 않아

소제목들(의 이미지 연상)을 지워가며 들었더니

프롬나드 테마에 의한 대여섯 개의 변주곡 사이사이에

환상곡풍의 자유로운 악상이 삽입된 작품으로 다가왔다

2. 베르비에 페스티벌과 프롬스에서 연주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감상

클래식음악을 처음 접하던 중학교 시절

그 이후로는 이 곡을 일부러 찾아 듣지 않았었다

그런데 임윤찬으로 인해 이 곡이 또 새롭게 들려온다

반클 라흐3 때처럼, 혹시나 해서 이 곡의 역사적 명연들을

음원으로 들어보고도 성이 안 차 다시 임윤찬 연주로 오게 된다

곡이 가진, 혹은 가져야만 할 것 같은

강건함 육중함의 콘셉트에 눌린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와 겨루기 바빠 어느 순간 듣기가 피곤해지던 이 곡

임윤찬은 쓸데없는 힘을 빼고

당일 만난 협연 오케스트라의 성격을 읽어가며

대화의 흐름을 타는 가운데

엄청난 자신감으로 자기 연주를 조절한다

다이아몬드 세공하듯 눈부시게 음을 깎아나가는 연주로

베토벤 곡의 엣지감이 살아나고

어디 하나 뭉개지거나 투박한 데 없이,

한 순간도 반짝임을 잃지 않는

음들의 질주 음들의 댄스에 해방감이 밀려온다

누누이 해온 말이지만 피아노 연주야말로

인문 수학 예술에 어쩌면 스포츠까지 담아내는

총체적 인간 퍼포먼스로 헤세가 그토록 신비롭게 형상화한

유리알유희임을, 임윤찬을 통해 깨달으며

나만의 통찰력에 오늘도 감탄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임하여 베토벤의 헤어를 의식한 듯

새롭게 스타일링한 임윤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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