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음악
- 음악 취향의 압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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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경계의 음악

경계의 음악_에드워드 사이드 음악 비평집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평행과 역설>에 이어 세 번째로 읽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음악 관련 저서이다
살아생전 사이드는 대서양 양쪽을 오가며
수많은 오페라와 리사이틀 콘서트 무대를 섭렵하며
정력적인 비평 활동을 전개했다 이 책은
80년대부터 그가 세상을 떠난 2000년대 초반까지
<더 네이션> 등에 기고했던 음악 평론을 추려놓은 책이다
책을 펼친 순간부터 책을 덮는 순간까지
거론되는 음악과 음악가들, 음악사와 음악학,
음악문화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마치 링 위의 복서처럼 시류랄지 음악계의 주류 담론과
맞서 싸우는 듯한 팽팽한 비평적 긴장을 따라가느라
글 한 편을 읽는 것이 산을 넘는 것 같았지만
또 그만큼 흥미진진하여 다음 글이 기다려졌다
무엇보다도 거침없는 호불호와 개인적 취향이
문장에 활력을 더해 읽는 이를 자극한다고 할까
근본도 체계도 없을지언정 내 나름 가꾸어 온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자의식을 점검하며
음악 이해 수준을 높이는 독서경험이었다
독후감을 어떤 식으로 기록할까..
책을 덮고도 기억에 남는 사이드의
음악적 선호와 비선호를 나열하며 시작해 본다
그는 누구보다도 글렌 굴드를
20세기 최고의 음악인으로 생각하였고
굴드에 대한 애착과 지지는 한평생 변함이 없었다
피아니스트 비르투오소 가운데
폴리니를 언제나 높이 평가했고
안드라스 쉬프에 호감이 있었으며
알프레드 브렌델 평가는 미묘하게 기복이 있었다
지휘자들 중 아바도는 늘 좋게 봤으며
숄티에 실망하고 래틀을 발견하였다
미국 음악 시장을 주도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무사안일한 레퍼토리에
지속적으로 맹공을 퍼부었으며 특히나
메트의 수장인 제임스 레바인에 대해선
나노 단위의 공연 분석을 통해 약간의 예의상 칭찬과
대부분의 혹독한 비판 사이를 오갔다
피터 셀러스 같은 이의 대안적, 혁신적인 오페라 연출에
지지와 격려를 보냈고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는
현대음악 공연들도 열렬히 챙겨보며 리뷰를 남겼으며
20세기 음악인으로 작곡과 지휘를 겸해온
불레즈의 음악철학과 활동에 주목하기를 촉구했다
두 명의 리하르트, 즉 리하르트 바그너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해
그들의 주요작들을 일목요연하게 해설하는 한편
그들의 음악사적 위업을 강조하고 있으며
2000년대 초반 다니엘 바렌보임의 음악을 통한
사회참여, 특히 이스라엘의 중심에서
바그너 터부에 도전한 사건에 지식인으로서
적극적인 동지적 지지를 피력한다
화제의 책들에 대한 시의적절한 서평을 통해
바흐와 모차르트 베토벤 분석에 힘을 보탰으며
위대한 음악가들의 ‘말년의 양식’을 고찰했다
이 개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노년에 이르러
예술에서 완성하길 기대하는 통합과 화해가 아닌,
비타협성 난해함 파국 해결되지 않은 모순의 개념이자
폭력성과 실험적 에너지를 담은 개념이었으며
‘생산적인 창작 인생의 끝에 오는 치유적이고 넉넉한
편안함에 대한 단호한 거부‘의 개념이었다
다 읽고 나니 든든한 보양식을 먹은 느낌이다
딱 하나 저자에게 섭섭했던 것은
베르디에 대한 몇몇 구절이다 이를테면
오텔로는 값비싼 블록버스터이고 아이다는
미성숙한 내용에 과성숙한 음악을 입힌 것이라는 등등..
로시니는 천재라고 추켜올리면서 말이다
하기야 문화에 작동하는 제국주의 기제와
오리엔탈리즘을 연구했던 장본인에게
서구인의 고대이집트취향으로 범벅된
아이다같은 구경거리가 결코 예뻤을 리가 없다
대체로 사이드는 본능에 호소하는 베르디 음악을
메인스트림의 상징으로 바라봤던 것 같다
문화적 속물주의를 증오하고
틈만 나면 미국 음악 시장을 대표하는 메트의
상업적인 기획과 대중적 레퍼토리를 사납게 두드려대는
그의 비평적 포지션 탓도 있겠지만 자신은 결코
베르디 애호가라 자처할 수 없다는 문장 등으로 봐선
베르디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듯한 인상이다
동시대의 바그너보다 더 위대하다거나
더 지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내가 그 누구보다 가슴으로 뜨겁게 좋아하는 베르디를..
어쨌거나.. 바흐와 베토벤, 굴드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또 바그너에 대한 깊은 논의와 견해가 필요할 때면
수시로 이 책을 다시 펼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이드의 정련된 음악적 감수성에 또다시
고무되어 음악을 들으러 갈 것이다
평소 슈트라우스를 어렵게 여기던 내가
사이드의 글을 읽으면서 의욕이 샘솟아
슈트라우스 오페라 <카프리치오>를 찾아봤던 것처럼..
특정 분야 명사들의 취향 선언은 이토록 영향력이 크다
말년에 사이드는 백혈병 치료를 받으면서도
연주회 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치료 날짜를 조정해가면서까지 공연을 챙겼다고 한다
글쓰기 또한 멈추지 않았다
수록된 글 중 가장 최근의 것은
사이드가 세상을 떠난 2003년에 쓴 글인데
그가 좀 더 오래 살아서 오늘날까지
비평 활동을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그때로부터 변화해 온 음악 환경 및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 그의 비평 콘텐츠들은
또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차

추천사 다니엘 바렌보임
서문 매리엄 사이드

I. 1980년대
음악 그 자체 : 글렌 굴드의 대위법적 비전
연주된 것들을 기억하기 : 피아니스트 예술에서의 존재와 기억
거창한 의식: 음악 페스티벌에 대하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대하여
〈발퀴레〉, 〈아이다〉, 〈엑스〉
음악과 페미니즘
대중을 위한 마에스트로
중년과 연주자들
빈 필하모닉 : 베토벤 교향곡과 협주곡 전곡 시리즈
〈세비야의 이발사〉, 〈돈 조반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글렌 굴드
〈줄리오 체사레〉
〈푸른 수염 공작의 성 〉, 〈기대〉
극단적인 경우: 첼리비다케에 대하여
피터 셀러스의 모차르트
카네기 홀의 언드라시 시프

II. 1990년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그너 그리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반지〉
오페라 프로덕션: 〈장미의 기사〉, 〈죽은 자의 집으로부터 〉, 〈파우스트 박사〉
양식과 무양식: 〈엘렉트라〉, 〈세미라미데〉, 〈카탸 카바노바〉
알프레트 브렌델 : 음악을 위한 말
〈죽음의 도시〉, 〈피델리오〉, 〈클링호퍼의 죽음〉
스타일의 불확실성: 〈베르사유의 유령〉, 〈병사들〉
음악적 회고
바드 페스티벌
바그너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
제스처로서의 음악: 숄티에 대하여
〈트로이 사람들〉
아이들 장난
글렌 굴드에 관한 서른두 개의 짧은 필름
바흐의 천재성, 슈만의 기벽 , 쇼팽의 무자비함 , 로젠의 재능
불레즈를 들어야 하는 이유
힌데미트와 모차르트
마이클 태너의 『바그너』 서평
그의 의자에 앉아
〈피델리오〉에 대하여
음악과 스펙터클: 〈신데렐라〉와 〈탕아의 행각〉
고트프리트 바그너의 자서전 『늑대와 함께 울부짖지 않는 자 : 바그너의 유산』 서평
대중을 위한 바흐

III. 2000년 이후
다니엘 바렌보임: 문화의 국경을 넘어 유대 맺기
지식인 비르투오소, 글렌 굴드
장대한 야망
바렌보임 그리고 바그너 터부
때 이른 사색

부록 : 바흐와 베토벤

옮긴이의 말
해설 정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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