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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김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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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리오 브라보]_2005.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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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브라보]
1.
하워드 혹스의 59년작 [리오 브라보]를 보기 위해
시네마테크를 찾아야 하고, 존 웨인이라는 불후의 스타를
새삼스러운 시각으로 만나며, 존 웨인만큼이나 심지어
하워드 혹스라는 감독 이름까지 새기게 되는 것이
할리우드 고전영화를 대하는 요새 우리 수용법이 되었다.
그 옛날 우리 윗세대가 극장 개봉작으로 이런 영화를 보면서
서부극이라는 장르를, 존 웨인이라는 스타를
중간에 인지적인 걸림돌 하나 없이 자기화하던 방식,
또 다음 세대인 우리가 텔레비전 주말 프로에서 감독 이름 따위 모르고
이런 영화를 누워서 즐겼던 방식들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고전영화를 본다는 행위는 이제 관람자의 분명한 자의식에서 출발하는
일종의 역사공부가 되었고 이 점에서 아트영화 수용방식과 차이가 없다.
사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런 작품을 접할 기회조차 없다.
이와는 다른 세팅으로.. 작년에 미국 살 때 AMC라는
아메리칸무비클래식인가 하는 영화채널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존 웨인 영화가 돌아가던 것이 기억난다.
오늘은 쉬 워러 옐로우 리본, 오늘은 역마차, 오늘은 리오브라보,
오늘은 뭐, 오늘은 또 뭐, 오늘은 그 재탕..
티비를 켜고 채널만 돌리면 맨 그 영화 그 장면이 돌아가고 있었다.
미국인들에게 존 웨인 영화는 공기요 호흡이요 배경인 거 같았다.
2.
[리오 브라보]
너무 재미있어서 대체 시간이 언제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 영화가 남성 앙상블을 지향하는 영화로서
참으로 완전무결한, 일종의 프로토타입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애송이지만 가능성이 있는 신세대 청년,
한때 최고의 총잡이였으나 술주정뱅이로 전락한 중년,
늙고 다리를 절며 잔소리만 늘어놓는 노년,
이들을 위아래로 돌보며 마을의 정의를 수호하는 책임감있는 장년.
[리오 브라보]는 이 네 남자들의 이야기이면서
네 남자들의 앙상블과 유대에 관한 이야기였다.
넷 중 물론 무게중심은 존 웨인이다.
존 웨인이 나오는 많은 영화가 그러하듯 이 영화는
무엇보다도 존 웨인의 영화이고, 정확히 말해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영화라는 인상을 준다.
그는 남자의 이상이고 남자의 표본이다.
또한 그는 남자의 로망, 남자의 길 그 자체다.
그리고 앤지 디킨슨이 연기한 여주인공은
이러한 존 웨인과 진정으로 매치가 되는 여인이다.
오밀조밀한 사건 전개와 타이밍을 아는 유머러스한 대사는
저 각각의 캐릭터를 천의무봉의 솜씨로 계발해 나가는데
저들 중 누가 누구와 함께 화면에 잡혀있든,
그 조합이 둘이든 셋이든 혹은 넷이든 간에 예외없이 재미있으며
캐릭터들이 완성돼 가는 과정에서 어느덧 우리는 그들 하나하나를,
또한 그들이 맺는, 맺어왔을 관계를 이해하게 되며 또 좋아하게 된다.
누구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의 힘이고 연출의 힘이다.
3.
애송이 청년의 이름은 콜로라도였는데
아메리칸 웨스턴 로맨스가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폼나는 카우보이가 남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마련인 웨스턴 로맨스에서
간혹 주인공 이름을 미국의 지명에서 따오는 경우가 있다.
텍사스 배경의 로맨스라 하면 스패니시 혈통을 가진 남주인공이 설정될 수 있고
그의 이름은 멕시코 접경을 흘러가는 그 동네 강 이름을 따서 페코스, 뭐 이런 식이다.
내가 읽은 것 중에는 정말이지 촌스럽게도
노골적으로 미국의 주 이름을 인명으로 택한 삼형제 시리즈가 있었는데
가만있자.. 네바다, 테네시(모두들 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 )였다.
웨스턴 로맨스도 결국 웨스턴의 하위범주이고 또 웨스턴은
미국의 건국신화이자 미국의 스피릿이기에.. 어쩔 수가 없다..
퀴즈 : ( )는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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