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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where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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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이젠 [마더]를 봐야할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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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무실 공간이 어지럽습니다.
가방은 가방대로 나와있고 책들은 어질러있고
이것저것 한 장도 사라져서는 안될 종이, 서류들은 여기저기 나뒹굴고요.
그냥 손도 대지 못한 채로,
이젠, [마더]를 봐야겠구나, 생각합니다.
그럼, 월요일 시간대를 알아봐야겠지, 생각도 했는데,
그러고 나니까, 무지 많이 서럽습니다.
이젠, 영화도 보고,
까르르 웃기도 하고-지난 목요일 친구와 만나 많이 웃었습니다만-
또,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싶어지기도 해야할 시간이지요.
그러니, 모든 것들은 다 제 자리를 찾아가야 할 시간인데,
그런데...
가슴 속 휑한 바람은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참 좋다고들 하더군요.
어쩜 생각보다 더, 혹은 기대만큼 봉감독은 좋은 감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더 서럽습니다.
그래서 더 보기가 저어됩니다.
요령좋은 손끝으로 요리조리 골목마다 관객들을 몰고가서
제대로 영화보기의 쾌감을 안겨주는 영화라면,
그래서 차츰 차츰 흥분을 높이다가
먹먹한 감동-이랄까 만족감 같은 것들을 받게 된다면,
그땐 누군가에게인지 모를 미안함과 송구스러움,
스스로에 대한 계면쩍음 같은 걸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차라리, 영화라도 후지다면, 쓸쓸하게 돌아나오게 되면 더 좋을 것을,
그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서울가는 버스 시간을 앞두고 김밥 한 줄을 먹으려다 끝내 못 먹고
남은 반 줄을 싸달라면서 제가 "잘 안 먹히네요. 팍팍해서 그런가" 했을 때,
서글픈 미소를 띠며 "요즘은 뭐든 잘 안 먹히지요" 하던 아줌마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네, 요즘엔 뭐든 잘 먹히지도 않고
또 먹는다해도 속이 편치 않습니다.
아까 점심에 먹은 게 아마 이제 좀 내려갔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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