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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8.3.9 게시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8.3.9 게시물)


1. 영화

코엔 형제의 신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세상에 대한 근심을 담은 종말론적 분위기와
그에 따라 주요인물 세 남자가 각각
죽음을 가지고 오는 사탄과 지친 선지자, 보통사람을
상징하고 있는 듯한, 내용적 우의성을 논외로 한다면..
그들의 전작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본질적으로
예리하고 순도높은 Sight & Sound의 영화로서
이번에도 여전히 그들만의 태연자약한 올드패션을 견지하고 있는,
대단히 폭력적이고 또 대단히 아름다운 필름이었다.
나는 영화 초반, 사막의 정적 속에 벌어지던 총격씬,
르웰린이 야간에 차량에 쫓기던 씬이 특히 좋았고
이후 텍사스의 모텔과 국경지대를 전전하며 벌어지는
돈가방을 둘러싼 숨막히는 추격전을, 대뇌가 터질 것 같은
긴장감과 어떤 중독적 갈망에 젖어 지켜보았는데
아마도 영화 특유의 시간조직법, 즉 편집리듬에 지배당했던 것 같다.



2. 사막

코엔 형제의 영화들은 종종
미국의 특정한 지방색에 대한 탐구이기도 한데
마침 이번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메마르고 황량한
미국 남서부 사막은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모래언덕으로 이루어진 아프리카 열사와 달리 이곳은
협곡과 같은 드라마틱한 암석 포메이션이
지평선과 수직으로 만나 열을 짓는,
거칠고 울퉁불퉁한 남성적 조형미와 질감을 드러내는 지형이다.
아리조나와 네바다와 유타와 뉴멕시코의 사막을
끝도한도없이 구경한 바 있지만 또 가서 봐도 질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통상 이러한 그림은 말을 탄 외로운 카우보이 한 명이면 완성되는데
여담으로 이 영화의 르웰린 모스 역을 한 조쉬 브롤린은
내가 즐기는 웨스턴로맨스 남주인공의 현대적 이상형에 가깝다.
어쨌거나 이 작품과 [3:10 투 유마], 그리고 어제 본
[데어 윌 비 블러드]까지 해서 우연인지 필연인지
공통적으로 북미사막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최근 개봉한 세 작품의 감상을 완결지었다.
고전적인 서부활극의 밑그림으로 자연광 아래 그 색감이
가장 선명하고 예뻤던 [3:10 투 유마]의 사막..
하늘까지 솟구치는 검은 연기, 뜨거운 화염과 충돌하고 있는
[데어 윌 비 블러드]의 아방가르드한 사막..
적막하면서 스산한 시정을 담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사막..
이로서 나는 더욱 풍부한 사막의 이미지를 소유하게 되었고
이 가운데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미지는 역시
로저 디킨즈가 촬영한 이 [노인을..]의 사막이 될 것 같다.






3. 그밖에

나도 그렇지만 [바톤핑크] 이전 코엔 형제의 초기작,
즉 [블러드심플]과 [아리조나키우기]를
필름으로 본 한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번 작품의 개봉과 아카데미 수상 전후로 서울 하늘 아래 어디선가
코엔 형제 특별전쯤은 열리고 있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서울이 서울다우려면 아직 멀었나 보다.
끝으로 이번 영화를 계기로 코엔 형제의 영화들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 세 개를 꼽아보았다.
[밀러스 크로싱]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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