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트
- 영화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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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

영화를 종결해야 한다는 최후의 임무 때문인지
2부는 다소 보수적인 연출로 진행된다.
따라서 막 베일을 벗고 모습을 드러낸 인물들이
서로 충돌하며 관계를 엮어가던 1부에서의 신선한 흥분 같은 것은 없다.
양팀간 심리전과 첩보전이 쌓여가는 전반부엔 서글프게도 하품만 나왔다.
하지만 제갈량이 십만 개의 화살을 조조진영에서 거둬들이는 장면에서 정신이 번쩍 나
이후 40여분에 달하는 전쟁장면 중엔 숨 돌릴 틈이 없었다.
1부에서 영웅들의 개인기가 돋보였다면
2부는 실로 총력전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전쟁스펙터클의 맹공으로
기상을 활용한 화선공격으로부터 야간공성전까지의 흐름과 박력은 특히 압도적이었다.
[반지의제왕2]에서 헬름협곡 전투가 이보다 좋았던가? 모르겠다.
1부에서도 그랬지만 나는 주유와 소교의 애정라인이 지루했는데 오우삼은 역시
선남선녀간의 로맨스를 정공법으로 다루는 데는 거의 무능하지 않나 싶다.
반면 돼지와 바보의 곁다리 로맨스는 꽤 효과적이어서
돼지를 사랑했던 바보의 최후 장면은 분주한 전장 한가운데서 잠시 눈물을 쏟게 한다.
전체적으로 오나라 장수들의 기개와 위용을 찬미하는 내용이었고
1부에 이어 한 마리 학처럼 고매한 품새로 절대미감의 차원에서 천기와 교류하던,
금성무라는 배우로 육화된 제갈량의 매력을 논외로 한다면..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 가장 흥미롭게 와닿는 인간적 캐릭터는 장 첸의 손권이었다.
수많은 전쟁영화들이 제작되어 왔고 또 제작되고 있지만
전쟁영화의 꽃이며 심장인 ‘스펙터클’은 어느덧 스테레오타입이 돼 온 듯하다.
스펙터클이 전쟁의 연대기 및 관습적 드라마에 평면적으로 삽입되는
현란한 구경거리에 머물다 보니 이제 웬만한 것은 돌아서는 순간 기억도 없다.
아까 소나기가 한 차례 쏟아졌던가 하는 정도..
전쟁스펙터클에서 물량과 기술력은 이제 그만하면 충분한 것 같다.
그 최고의 사용법은 예컨대 [라이언일병구하기]라든지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레벨에 도달한 바 있다. 이제 우리의 뇌와 가슴을 뚫고 각인이 되는 것들은
전쟁스펙터클에 어떤 식으로든 뉘앙스를 담았느냐의 여부가 아닌가 한다.
그런 뜻에서 쉽게 고발의 미학에 지배돼 버리는 현대전보다
다채로운 로망을 투사하기가 용이한 고대전이나 중세전에 관심이 간다.
일찍이 [무사]를 만든 바 있는 김성수 감독이 요새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가슴시린 전쟁스펙터클 한번 완성해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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